말의 품격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

지은이 이기주
펴낸곳 황소북스
발행 2017년 5월 22일
분량 231페이지
읽은날 2020년 8월 19일
지금까지 나의 말은 품격이 있었을까?
잠시 손님이 뜸한 시간 앉은 자리에서 금세 절반 정도 읽어 버릴 정도로 책은 쉽게 술술 읽힌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결코 삶에선 쉽지 않은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나는 '품격'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품격은 '사람의 품성과 인격' 또는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가치나 위엄'을 뜻한다. 두 의미가 합쳐져 '사람의 품성과 인격에서 느껴지는 가치나 위엄' 정도로 들리는 이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좋다.
<말의품격>은 그래서 내 손에 들렸나 보다.
나는 품격 있는 사람이고 싶다.
어떤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대화, 즉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한 정보 전달의 행위로서가 아니라 말을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대화라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대화에서 말하기 보다 중요한 건 경청이다. 잘 말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 머리로는 아는데 내 입은 늘 좀 빠른 편이라서 작가가 경청에 대해 이야기할 때 혼자 뜨끔하기도 했다.
말을 잘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말=품격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면 말이 되어 다양한 형태로 살아있는 것이 된다. 그렇게 살아있는 말은 말하는 사람의 품성과 인격이 된다.
말은 강한 생명력과 빠른 발을 가졌기에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떠돌며 멀리멀리 퍼진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옛 말씀처럼 말이다.
사소한 말 한마디도 함부로 뱉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선조들은 오래오래 이어질 말로 남겨 주셨다.
말은 때로는 유려한 단어들로 멋들어진 옷을 차려입는가 하면 은근한 비유 뒤에 숨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생각이 나쁜, 나쁜 의도의 말은 제아무리 미사여구로 꾸민다고 해도 아름답지 못하다.
한 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기에 말 한마디 마디에 정성을 담아 꺼내 봄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게 남은 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는 감정이 마음속에 흐르는 것이 공감이라면, 남의 딱한 처지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연민이 마음 한구석에 고이면 동정이라는 웅덩이가 된다.
웅덩이는 흐르지 않고 정체돼 있으며 깊지 않다. 동정도 매한가지다. 누군가를 가엽게 여기는 감정에는 자칫 본인의 형편이 상대방보다 낫다는 얄팍한 판단이 스며들 수 있다. 그럴 경우 동정은 상대의 아픔을 달래기는커녕 곪을 대로 곪은 상처에 소금을 끼얹는 것밖에 안된다.
<말의 품격>중에서